금리 올린 매파 연준, 그런데 코스피는 왜 웃었을까

여의도 금융가 전경, 코스피 증시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의 스카이라인

간밤 뉴욕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는 소식에 다들 오늘 장을 걱정하셨을 텐데요, 정작 문을 연 코스피는 예상과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3.75~4.00%로 한 번 더 끌어올리면서 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돌았는데요, 그런데도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오히려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한국은행 본관 건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내 통화정책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 매파로 돌아선 연준, 금리 얼마나 올렸나

이번 FOMC의 핵심은 단순한 ‘한 번의 인상’이 아니었습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에서 3.75~4.00%로 올리면서, 동시에 점도표상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기존 3.8%에서 4.1%로 상향 조정했는데요. 이는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어서 시장이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가가 어느 정도 잡혔다는 신호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다시 긴축 카드를 꺼낸 건, 시장 신뢰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내 통화당국인 한국은행도 이번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국거래소(KRX) 건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를 관리하는 한국 증권시장의 중심

📈 뉴욕은 휘청였는데, 코스피는 딴 세상이었죠

연준의 매파적 결정 직후 뉴욕 증시는 곧바로 반응했습니다. 다우존스지수는 631.21포인트(-1.21%) 빠졌고, S&P500도 0.45% 내렸는데요. 나스닥은 -0.01%로 사실상 보합에 그쳤지만, 분위기 자체는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각 코스피는 6,763.37포인트로 전 거래일보다 45.40포인트(+0.68%) 오르며 장을 시작했습니다. 코스닥 역시 823.54포인트로 7.56포인트(+0.93%) 상승했는데요. 수급을 보면 기관이 93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2억원, 1,325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결국 기관의 ‘역발상 매수’가 오늘 코스피 강세의 숨은 동력이었던 셈입니다.

“FOMC 직후 발생하는 변동성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FOMC 이후 코스피 상승을 이끈 대표 반도체 기업

🚀 오늘 코스피를 움직인 종목들

지수를 끌어올린 건 결국 개별 종목들이었습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0.99% 오르며 코스피 강세에 힘을 보탰는데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밤사이 +0.63%로 선전한 영향이 국내 반도체주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물산 사옥, 이번 장에서 강세를 보인 코스피 대형주 중 하나

삼성물산도 2.40% 상승하며 눈에 띄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건설·상사 부문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지주사 격인 만큼, 그룹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는 신호로 읽히기도 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공장, 이날 코스피 상승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0.92% 올랐습니다. 인천 송도의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한 위탁생산(CMO) 경쟁력이 꾸준히 부각되면서, 금리 이슈와 별개로 실적 기대감이 주가를 받쳐주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현대차그룹 제네시스 모터스튜디오, 이번 장 코스피 상승폭 1위 현대모비스가 속한 그룹

이날 가장 눈에 띈 상승폭을 기록한 건 현대모비스였습니다. 무려 3.97% 뛰어오르며 코스피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 역할을 했는데요. 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로서 완성차 업황 회복 기대감이 함께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2.75% 오르며 뒤를 이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 방산주 강세 속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를 비롯한 지상무기체계로 잘 알려진 방산기업인데요, 최근 수출 계약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방산주 전반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 오늘 같은 금리 이슈 국면에서도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은 상대적으로 흔들림이 덜한 모습입니다.

 

 

 

 

 

SK하이닉스의 D램 메모리 제품, 이날 코스피에서는 소폭 약세를 보였다

반면 모든 종목이 웃은 건 아니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0.11% 내리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고, LG에너지솔루션(-0.27%), 신한지주(-0.18%), SK(-0.36%) 등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일부 나온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코스피 전체 흐름을 꺾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 야경, 코스피 거래가 이뤄지는 서울 금융중심지의 밤 풍경

💱 환율과 거래대금이 말해주는 진짜 그림

다만 마냥 낙관하기엔 이른 신호도 있습니다. 9월 코스피 거래대금은 약 20조 9,676억원으로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요. 8월 월간 거래대금(약 25조 8,460억원)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지수는 올랐지만 시장 전체의 활력은 오히려 식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원화 만원권 지폐, 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368원대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심상치 않습니다. 💱 1,368.6원까지 오르며 5거래일 연속 상승(+0.68%)을 기록했는데요, 매파적 연준 앞에서 원화 약세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비트코인 역시 7만 5,922.89달러로 2.19% 내리며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경계심이 남아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현재 금리 시장은 9월 한 차례 인상만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FOMC가 시장이 예상하는 긴축 경로를 연준이 어느 수준 인정하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결국 오늘 코스피의 강세는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를 이겨냈다기보다, 반도체·자동차부품·방산 등 개별 업종의 힘으로 버텨낸 하루에 가깝습니다. 거래대금 감소와 환율 상승이라는 경고등이 함께 켜진 만큼, 다음 FOMC와 국내 수급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