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를 타면서 다들 한 번쯤 이런 생각 해보셨을 텐데요. “완충하고 나면 정말 얼마나 갈까”, “혹시 배터리에 불이라도 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말입니다. 런데 이 두 가지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줄 기술이 이제 정말 눈앞까지 다가왔습니다. 바로 전고체 배터리 이야기인데요.
최근 배터리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두고 한국, 중국, 일본, 독일 기업들이 저마다 로드맵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꾸는 이 기술 하나로 화재 위험을 크게 낮추고 주행거리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하니,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꿈의 배터리’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이유, 도대체 뭘까요

지금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쓰는데요. 이 액체 전해질이 온도 변화나 외부 충격에 민감하다 보니, 배터리 화재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혀 왔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 액체를 고체 전해질로 바꾸는 방식인데요. 원리는 단순하지만 이걸 실제로 대량생산 라인에 올리는 게 그동안 쉽지 않았습니다.

고체로 바뀌면 화재 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에너지 밀도를 더 높일 수 있어 한 번 충전으로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험차로 무려 1205km를 무충전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는데요. 🔋 기존 전기차 평균 주행거리의 두 배가 훌쩍 넘는 수치라 업계가 놀란 이유입니다.
🇰🇷 삼성SDI, 내년 하반기 양산 목표로 앞서 나간다

이 경쟁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국내 업인 삼성SDI입니다. 삼성SDI는 수원연구소에서 이미 완성차 업체들에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급하고 있고,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잡아둔 상태인데요. 국내 첨단 제조 인프라를 등에 업고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양산 목표 시점만 보면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 있는 셈입니다. 다만 샘플 공급과 실제 양산 사이에는 수율, 원가, 대량생산 설비 같은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내년 하반기라는 목표가 그대로 지켜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다른 시간표를 짰다

같은 한국 기업이라도 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셈법은 삼성SDI와는 조금 다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목표를 2029년으로 잡았고, 2030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UAM(도심항공교통)용 배터리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자동차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전반을 겨냥한 셈입니다.

SK온 역시 2029년을 목표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삼성SDI가 속도전을 택했다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안정성과 완성도를 더 우선한 셈인데요. 배터리 업계에서는 “누가 먼저 양산하느냐보다, 누가 먼저 안정적으로 대량 공급하느냐가 진짜 승부”라는 말이 나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먼저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얼마나 싸고 안전하게 대량으로 찍어내느냐가 시장을 가를 것”

실제로 국내 배터리 3사의 기술 경쟁은 매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배터리 전시회 무대 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데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나란히 부스를 차리고 차세대 배터리 로드맵을 공개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습니다.
🌏 중국·일본·독일의 추격전, 시장은 이미 커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만 이 경쟁에 뛰어든 건 아닙니다. 중국의 BYD는 내년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한 첫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고, CATL도 내년 소규모 시험생산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요. 지리자동차와 체리자동차 역시 내년 실차 검증에 나설 계획입니다.

일본 토요타는 2027~2028년 상용화를, 독일 BMW는 실도로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특허 출원 건수(2004~2023년)를 보면 일본이 9881건으로 가장 많고, 중국 6749건, 한국 5770건 순인데요. 기술 특허는 일본이 쌓아온 시간이 길지만, 실제 양산 속도전에서는 한중일 3국이 비슷한 시간표를 놓고 다투는 모양새입니다.

시장 규모도 무섭게 커지고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30년 122GWh에서 2035년 493GWh로, 5년 사이 4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제네시스도 이 흐름에 맞춰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전고체 배터리를 둘러싼 경쟁은 앞으로 몇 년간 배터리 업계와 완성차 업계 모두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입니다.

결국 이 싸움에서 누가 먼저 웃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몇 년 안에 우리가 타는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안전성 기준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거라는 점입니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그려놓은 로드맵이 실제로 지켜지는지, 앞으로도 눈을 떼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