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닷새 연속 하락, 6600선도 위태롭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코스피 하락장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금융중심지 모습

여의도 증권가에 다시 한번 무거운 공기가 감돌고 있는데요. 15일 코스피가 전일 대비 57포인트 넘게 밀리며 6627선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이번 코스피 하락은 단순한 하루짜리 조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심상치 않습니다. 벌써 닷새째 이어지는 내림세이기 때문인데요. 도대체 여의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 건물 전경

코스피 닷새째 하락, 6600선마저 위태롭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6627.26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57.11포인트, 0.85% 내린 수치인데요. 장중에는 한때 6582.20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133포인트를 넘을 만큼 변동성이 컸다는 뜻이죠.

이번 코스피 하락의 특징은 하루이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난 며칠간 다섯 거래일 연속으로 지수가 밀리면서 투자 심리가 눈에 띄게 위축됐는데요. 수급 면에서도 온도차가 뚜렷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8324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이 1조 5711억 원, 기관이 9044억 원을 각각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하락한 종목이 623개로 상승 종목(254개)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특정 업종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반에 매도 압력이 퍼졌다는 신호로 읽히는데요.

 

 

 

 

 

한국은행 본관 건물, 기준금리 인상 우려를 상징하는 모습

금리·유가 ‘이중 악재’가 겹쳤다

이번 코스피 하락의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악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의 통화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유가입니다.

먼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상 경계감이 커졌습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는데요.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쉬워지기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해안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모습, 국제유가 상승 여파를 보여주는 장면

두 번째 악재는 국제유가입니다.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는데요. 최근 송유관 시설과 주요 해상 항로 인근에서 잇따라 위협이 발생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습니다. 그 여파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할 만큼 치솟았습니다.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코스피 하락과 유가 급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요. 정유·화학은 물론 항공, 물류 등 원가 부담이 큰 업종들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서울양양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전경, 국내 기름값 부담을 나타내는 모습

실제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서서히 오름세를 타는 분위기인데요.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 우려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사업장 전경, 반도체 관련주 약세를 나타내는 모습

반도체는 휘청, 금융주는 방긋

업종별로 살펴보면 희비가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들의 부진이 눈에 띄었는데요. 삼성전자가 이날 약세로 마감했고, SK하이닉스 역시 하락 압력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반도체주는 최근 AI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파르게 올랐던 만큼, 금리 우려가 불거지자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른 만큼 빠질 폭도 크다는 이야기인 셈이죠.

 

 

 

 

 

SK하이닉스가 생산한 DDR5 메모리 모듈 제품 사진

여의도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반도체 업종은 그동안 밸류에이션 부담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만큼, 금리와 유가라는 두 개의 악재가 동시에 터지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금리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반도체를 비롯한 성장주 전반의 변동성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당분간은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우리금융그룹 본사 사옥, 금융주 강세 흐름을 상징하는 모습

반면 금융주는 오히려 강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습니다.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 등 은행주가 상승세를 탔는데요. 금리가 오르면 예대마진이 확대돼 은행의 이자 수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KB국민은행 지점 전경, 금융주 상승세를 나타내는 모습

금리 인상이 누군가에게는 악재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는 셈인데요. 이런 흐름 속에서 2차전지 대표주인 LG에너지솔루션도 홀로 강세를 보이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업종별 명암이 이렇게까지 뚜렷하게 갈린 장세도 오랜만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여의도 금융가 야경, 코스피 변동성이 커진 장세를 상징하는 풍경

코스닥은 나 홀로 반등, 개인 매수 행렬

코스피가 흔들리는 사이 코스닥은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812.41로 마감하며 전일 대비 5.62포인트, 0.7% 올랐는데요.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와 달리 중소형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금리 민감도가 낮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도 코스닥 상승을 뒷받침했습니다. 코스피에서 발을 뺀 자금 일부가 코스닥으로 옮겨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데요. 실제로 이날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도 나 홀로 순매수를 이어가며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여의도 63빌딩과 한강공원 야경

결국 이번 코스피 하락은 금리와 유가라는 대외 변수가 겹치며 만들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변수 모두 국내 증시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당분간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요.

다음 FOMC 결과와 중동 정세의 향방이 이번 코스피 하락 국면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투자자라면 단기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이 두 가지 변수의 흐름을 차분히 지켜보는 편이 현명해 보입니다.